면허는 대학교 때 딴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정말 장롱면허였습니다. 차를 구매한 지도 3년이 넘었지만 주차장에 고이 모셔져만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다른 차들의 경적음이 들릴 때마다 깜짝 놀랐고, 네비게이션만으로도 불안했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고속도로였습니다. 남편은 자주 고속도로로 출장을 다녔는데, 저도 함께 가야 할 상황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차가 너무 빠르고, 차선 변경도 복잡해 보였고, 인접한 차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옆에 앉아만 있어도 긴장해서 발톱을 깨물곤 했습니다.
이런 공포심이 계속되다가, 어느 날 남편이 제시한 조건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려면 제가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말에 공감했습니다. 아무리 두려워도 이건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서대문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정말 많은 후기들이 있었고, 특히 초보자나 오래전에 딴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10시간 기준으로 38만원에서 52만원 사이였습니다. 저는 중간 가격대의 45만원짜리 초보운전연수를 선택했습니다.

상담 전화를 했을 때, 상담사분이 제 공포심을 잘 이해해주셨습니다. "고속도로 두렵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 저희가 차근차근 가르쳐드려요"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예약은 주말에 4일 코스로 잡았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하루에 2시간씩 집중해서 배우기로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선생님이 차에 탔을 때 제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부드럽게 시작했습니다. 서대문 근처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30분을 그저 기초 자세만 배웠습니다. 핸들 잡는 방법, 사이드미러와 백미러 조정, 안전 벨트 확인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ㅋㅋ 너무 기초였지만 그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첫 주행은 주택가 좁은 도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주 천천히 했습니다. 선생님이 "시속 20킬로정도가 좋아요"라고 했을 때, 그게 얼마나 느린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약 1시간 반을 주택가에서 천천히 주행하다가, 마지막 30분은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토요일 아침은 주차 연습으로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했는데, 진짜 어려웠습니다. ㅠㅠ 후진할 때 거리감을 못 잡아서 옆 칸에 거의 붙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보이죠? 그 선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천천히 가세요"라고 알려주셨는데, 몇 번을 반복하니까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2시간을 주차만 했는데, 마지막에는 한 번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는 서대문 외곽의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차가 좀 많았고, 신호도 있었고, 사람도 지나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했는데, 선생님이 "숨을 쉬면서 천천히 진행하세요"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좌회전할 때가 제일 무서웠습니다. 맞은편 차가 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어려웠거든요. 선생님이 "초록 신호가 떨어졌을 때 한 2초 기다렸다가 확인하고 가세요"라고 해주셔서 이 방법을 계속 써먹었습니다.

일요일은 조금 더 바쁜 도로들로 나갔습니다. 신촌, 홍대 쪽 상권 도로였는데, 차와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도로를 생각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선생님이 "이 정도면 정말 잘해요"라고 해주셔서 조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월요일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고속도로 앞부분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고속도로 진입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속도를 내는 것 자체가 무섭더라고요. 시속 80킬로라고 했을 때 내 차가 아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 정도가 정상속도예요, 안전하게 가고 있어요"라고 계속 안심시켜주셨습니다. 고속도로 올라가서 약 15분 정도 주행했는데, 그 15분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올 때, 제 심장이 또 철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가이드를 따르니까 잘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0분은 서대문 근처로 돌아와서, 처음 배웠던 아파트 주차장에 정차했습니다. 선생님이 "처음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자신감을 가져도 돼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10시간 코스 비용은 45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정말 가성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고속도로 공포증을 극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습니다.
연수를 마친 지 이제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고속도로에 올라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떨렸지만, 가능했습니다. 제가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운전할 거고, 자신감도 계속 늘어날 거라고 확신합니다. 서대문 초보운전연수, 정말 추천합니다. 내돈내산 후기이고, 정말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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