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는 정말 다른 세계인 줄 알았습니다. 면허를 딴 지 12년이 넘었지만, 서울 시내 도로만 다니다가 고속도로 진입로에 가까워지면 항상 핸들을 남편한테 넘겨줬거든요. 특히 큰 트럭이 옆에서 지나갈 때 손이 떨렸습니다. 그 무거운 철덩어리가 내 옆을 스쳐 지날 때의 공포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작년 여름에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서대문 쪽 직장에서 시골 할머니 댁으로 혼자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거든요. 보통은 남편이 가거나 시외버스를 탔는데, 그날은 따뜻한 음식을 빨리 챙겨드려야 했습니다. 그날 밤 고속도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했어요.
네이버에서 "고속도로 운전 공포 연수" 검색했을 때 여러 업체가 나왔습니다. 처음엔 이미 면허가 있는데 다시 배울 게 있나 싶었는데, 고속도로 전용 커리큘럼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서대문 지역 운전연수 업체들을 비교하니 가격은 4일 20시간 과정이 62만원부터 75만원까지였습니다. 저는 가성비 좋은 곳으로 선택했는데 정말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첫날은 예상 외로 서대문 근처 동네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고속도로 가기 전에 먼저 차의 감각을 편안하게 익혀야 해요. 특히 손가락 근육과 목 근육의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라고 하셨는데, 이게 나중에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고개 돌리는 타이밍, 차선 변경할 때 거울 보는 순서, 핸들 조작의 미묘한 부분들을 다시 배웠거든요.

둘째 날부터는 청계천 방면으로 나가서 신호 많은 도로를 연습했습니다.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연습도 했고, 양옆에서 차가 오는 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어요. 선생님이 "차 옆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러와 직진 앞쪽을 먼저 본다는 정신으로 가세요" 라고 했는데 이 한마디가 정말 게임체인저였습니다. 이전에는 겁만 먹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대처할지 알게 된 거죠.
그 날 처음으로 지하주차장 진입 연습도 했습니다. 지하 1층 내려가는 각도와 속도가 생각보다 까다로웠어요. 선생님이 "내려갈 때는 핸들을 조금 꺾고 천천히, 감속 페달로 속도를 조절하되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요" 라고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처음엔 흠칫흠칫했는데 3번째쯤 되니 감이 왔습니다.
셋째 날에는 드디어 고속도로 진입로에 들어갔습니다. 손이 떨리고 발도 떨렸어요 ㅠㅠ 차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느낌도 낯설었고, 옆에서 다른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소리만 해도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진입로에서는 천천히 가속하고, 본선에 들어가면서 속도를 올립니다. 특히 미러 보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셨거든요. 처음 50km였던 속도를 60, 70, 80으로 올리면서 조금씩 적응했습니다.
그날 가장 무서웠던 순간은 대형 화물차가 내 옆에서 끼어들 때였습니다. 순간 그 차의 크기와 무게감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고,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지금 핸들 떨리고 있죠? 이건 정상반응이에요, 긴장은 버리고 천천히 악셀을 빼세요. 트럭 운전자도 당신을 피할 거예요"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조금 안심했고, 실제로 트럭이 안전하게 앞으로 나갔습니다.

넷째 날에는 실제 고속도로에서 50분을 직접 운전했습니다. 시흥에 있는 할머니 댁 방향이었는데, 가는 길에 대형 트럭이 4번 옆을 지나갔습니다. 처음 2번은 여전히 무서웠는데, 3번째 무렵에는 "아, 이게 고속도로의 일상이구나" 라고 실감이 났습니다. 선생님이 웃으면서 "좋습니다, 이미 적응하고 계세요" 라고 했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서비스에어리어 휴게소에 들어갔을 때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진입로의 각도를 조절하고, 감속하면서 동시에 핸들도 조절해야 했거든요. 선생님이 "서비스에어리어는 이미 저속도 구간이니까, 천천히 꺾으면서 들어가면 돼요. 브레이크는 나중에" 라고 알려주셔서 성공했습니다. 혼자 주차까지 하고 나니 진짜 뿌듯했어요.
넷째 날 마지막에는 역방향으로 돌아오는 길도 혼자 운전했습니다. 속도도 편하게 유지되고, 트럭도 덜 무섭게 느껴졌어요.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게 현실이 됐거든요. 선생님이 "정말 잘하셨어요. 이제 혼자 다니셔도 충분합니다" 라고 한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4일 20시간에 62만원이라는 비용은 처음엔 비싼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가치 있는 투자였어요. 고속도로 운전으로 인해 내 삶의 반경이 몇 배로 넓어졌거든요. 남편 없이도 할머니 댁도 가고, 바다도 가고, 산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받은 연수인데 후회는 정말 없습니다.
이제 정말로 혼자 고속도로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주에 할머니 댁을 다녀왔는데, 가는 길이 정말 편했어요. 할머니도 "너 혼자 왔어? 그런데 언제부터 고속도로 타게 됐어?" 하면서 놀라셨습니다. 이제는 서대문에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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