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을 따고 정확히 5년을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신혼집에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운전할 기회가 없었고, 아이가 태어나니까 더욱 보수적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남편과 싸웠습니다. 친구들은 다 운전하는데, 나는 왜 못 하냐며... 그 말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남편은 좋은 의도로 한 말이었겠지만, 저는 자존감이 상했습니다. '정말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아, 나는 이제 운전대를 다시 못 잡을 것 같은데' 라는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작은 변화의 시작은 휴대폰이었습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혼자 야간 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장면을 봤거든요. '아, 저게 좋겠다... 나도 혼자 어디든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데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대문 지역에서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이번에는 진짜다 싶었습니다. 여러 학원을 비교했는데, 가격은 3일 코스 기준으로 28만원부터 40만원까지 다양했습니다. 저는 후기가 좋은 곳을 선택했고, 32만원짜리 3일 패키지를 예약했습니다.

첫날 아침, 운전연수 센터로 가는 길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5년을 손도 대지 않은 면허증 소유자... 그런 자신이 모습이 미웠습니다. 하지만 센터에 들어가는 순간 선생님이 '5년 쉬신 분들 많아요.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 정말 많으세요' 라고 편하게 말씀해 주셔서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1일차는 기본기부터 시작했습니다. 핸들 잡는 법, 사이드미러와 백미러 조정, 엑셀과 브레이크의 감각... 정말 초보자처럼 배웠습니다. 주차장 내에서 한 시간 정도 감을 익혔는데, 손가락 끝까지 긴장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도로에 나갔을 때는 정말 울고 싶을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ㅠㅠ
서대문 근처 도로로 처음 나갔습니다. 신호를 만났을 때 속도가 점점 올라가는데, 그게 제 차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이 '천천히, 신호까지는 약 60미터 정도 있으니까 브레이크 천천히 밟으세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한마디가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2일차는 본격적인 도로 연습이었습니다. 좀 더 넓은 도로로 나가서 차선을 배웠습니다. 차선변경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사이드미러도 봐야 하고, 뒤도 확인해야 하고, 신호도 켜야 하고... 이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니 너무 어려웠거든요. 선생님이 계속 반복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사이드미러 먼저, 그 다음 백미러, 그 다음 신호 켜시고, 천천히 돌리세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 실습도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직진 주차를 시도했는데, 거리감이 완전히 안 맞았습니다. 양쪽 차와의 거리를 못 맞춰서 여러 번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은 '이건 정말 반복만이 정답이에요. 지금은 틀릴 수도 있고, 틀려야 해요'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 덕분에 실수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일차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단 3일이 마지막이라니... 너무 짧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날은 야간 운전을 배웠습니다. 저녁 6시쯤 시작했는데, 야간에는 시야가 훨씬 제한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했습니다.
야간 도로는 생각보다 고요했습니다. 주간에는 차가 많아서 바쁜 느낌이었는데, 저녁에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저녁 시간이 실제로는 더 안전할 수도 있어요. 신호도 잘 보이고, 차도 적고' 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한 시간은 정말 편하게 달렸습니다.
3일 코스를 마칠 때, 선생님이 '정말 잘하셨어요.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ㅠㅠ 5년 동안 못했던 것을 단 3일 만에 할 수 있게 됐다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게 가능해졌습니다.
연수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혼자 문구점 가기였습니다 ㅋㅋ 정말 사소한 거지만, 그 경험이 정말 소중했습니다. 차를 타고 혼자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유감... 이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였습니다. 32만원은 정말 싼 가격이었습니다.
이제 매주 혼자 드라이브를 다닙니다. 날씨 좋은 날에는 한강공원에 가고, 친구 만날 때도 내가 운전합니다. 남편도 이제 내가 운전한다고 해서 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한테 이제 부담이 덜해졌다며 고맙다고 합니다. 장롱면허 5년 만에 탈출한 이 결정이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결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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