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남편이 자동차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운전면허는 있어도 거의 낀 적이 없었어요. 대학 때 필기·기능시험 봐서 겨우 따놓고 버스나 지하철만 탔거든요. ㅋㅋ
아이가 생기면서 유모차 끌고 버스 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서대문역 근처에 살면서도 강서구나 경기도 가는 일이 자꾸만 늘어났거든요. 남편 차로 가면 왕복 3시간이 걸렸어요.
올 초에 남편이 퇴근 후에 "너 운전면허 있잖아. 이번 기회에 배워보면 어때?"라고 물었어요. 그 말에 자극받아서 바로 서대문 운전연수소를 찾아봤거든요. 아이 때문에 바쁜데 3일 만에 끝낼 수 있는 속성반이 있더라고요.
네이버, 다음, 당근마켓까지 다 뒤져봤는데 학원이 너무 많더라고요. 후기도 각각 다르고, 어디가 좋은지 판단하기가 힘들었어요. 결국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대문 운전연수를 골랐어요.

전화했을 때 담당자 분이 참 친절했어요. "3일 코스면 기초만 배우는 거라서 그 이후가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거든요. 그런 솔직한 말투가 좋아서 신청했어요. 비용도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고요.
첫날은 월요일 오전 9시에 시작했어요. 날씨가 흐리고 좀 추운 날씨였는데, 강사님이 교실에서 먼저 차 구조를 설명해 주셨어요. 핸들, 페달, 기어의 위치를 손으로 직접 짚으면서 알려주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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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동을 거는 순간이 제일 떨렸어요. 손이 자꾸 떨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어느 정도까지 밟아야 하는지도 감이 안 왔었거든요. 강사님이 옆에서 "천천히 출발해 봐"라고 부드럽게 말씀해 주셨어요.
첫날은 서대문 동네 도로로만 다녔어요. 신촌로 쪽 주택가와 골목길이 주 무대였는데, 차 너비를 못 맞춰서 옆 미러가 담장에 스치는 소리가 났어요. 내가 깜짝 놀랐는데 강사님이 "누구 다 이 길로 배운다"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셨거든요.
둘째 날은 화창하고 여름처럼 더운 날씨였어요. 이번엔 큰 도로로 나갔거든요. 신촌로와 통일로 사이를 오갔는데, 신호가 많고 차도 자꾸만 많아져서 진짜 떨렸어요. 렉서스 캐브리올레 옆에 가려니까 더 긴장됐어요.

차선변경할 때가 가장 무섭더라고요. "움직이지 마!"라는 생각만 했거든요. 근데 강사님이 "거울 먼저 보고, 그 다음 고개 돌려서 맹점 확인하고, 타이밍 맞춰서 천천히"라고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숨이 덜 차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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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끝날 때쯤엔 강사님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도움이 됐거든요. 그날 밤 남편한테 "내일이 마지막이라니까 아쉽다"고 했어요.
셋째 날 아침엔 비가 좀 내렸어요. 빗속 운전은 또 다른 경험이겠거니 하면서 가긴 했는데, 강사님이 "오늘은 맑은 길로 하자"고 하셔서 다행이었어요. 수요일 정오쯤이라 도로도 생각보다 한산했거든요.
마지막 날은 마음이 제일 편했어요. "어라, 나 진짜 하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수도 줄었거든요. 교차로를 돌 때도 초초해하지 않았고, 차선변경할 때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마지막 시간에는 마포·은평 쪽까지 나갔어요. 왕복이 꽤 긴 코스였는데, 강사님이 "마지막 테스트"라고 하셨어요. 신호가 까다로운 교차로도 지나갔고, 좁은 골목도 빠져나갔어요. 모두 통과했을 땐 뭔가 뿌듯했거든요.

수료식은 간단했어요. 강사님이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진짜 웃음이 나왔어요 !! 수고비도 챙겨드렸고, 연락처도 교환했거든요.
3일 전후로 나 자신이 달라진 게 있었어요. 처음엔 손잡이를 쥐고 있기만 해도 손가락이 아파서 풀었는데, 마지막 날엔 신호 대기 중에 라디오까지 들으면서 여유가 생겼거든요. 페달 조작도 자연스러워졌고요.
졸업하고 사흘 뒤에 처음으로 혼자 차를 끌고 서대문 근처 마트에 갔어요. 왕복 40분 코스였는데, 완주했을 땐 뭔가 큰 일을 해낸 기분이었어요. 주차도 한 번에 되고, 신호도 잘 맞췄거든요.
남편이 "어때? 잘했네"라고 말했을 때 웃음이 나왔어요. 사실 내 자신도 좀 놀랐거든요. 3일 전에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이제 서대문에서 강서, 경기까지 나가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요약하자면 3일 속성반은 정말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사님들이 정말 좋았고, 동료 수강생들도 따뜻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달라졌거든요. 아직도 고속도로나 야간 운전은 조심스럽지만, 이제 장롱면허는 아닌 것 같아요. 운전연수 고민 중이면 정말 한 번 해봐도 괜찮을 거 같아요. 나처럼 아이 때문에 바쁜 엄마들이라면 더더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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